논현에는 무당집 표식, 백기·적기가 없다
울산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6번 출구에서 먹자골목을 지나면 신축과 구옥이 섞인 빌라촌이 나온다. 술집과 메이크업숍이 즐비한 이곳엔 점집이 몰려 있지만 무당집을 상징하는 백기와 적기는 없다. 백기는 점을, 적기는 굿을, 둘 다 걸려 있으면 점과 굿을 전부 한다는 내용이다. 깃발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당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거나, 드러낼 니즈가 없거나, 구조물주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11월 28일 울산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점집 모습. 무당집을 상징하는 백기와 적기는 찾아느낄 수 없었고, 한 구조물에 다체로운 무당집이 자리 잡기도 했다.
8월 30일 일산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점집 형태. 무당집을 상징하는 백기와 적기는 찾아알 수 없었고, 한 건물에 여러 무당집이 자리 잡기도 했다.
점집은 대부분 상가 2~8층이나 모텔에 자리 잡고 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무당 간판 7개가 모여 있는 꼬마빌딩에서 만난 90대 무당은 "한강 북쪽에는 다체로운 곳에 분산돼 무속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남쪽에선 논현동이 거의 유일하다"며 "나는 예약한 손님만 받고 무작정 찾아오면 돌려보낸다"고 전했다. 어떻게나 자금을 버는지 묻자 "8년에 7억5,000만 원 정도 수익을 내고 남는 시간에는 기도끝낸다"고 밝혔다.
논현동에선 고수익을 내는 무당이 적지 않았다. 열흘에 손님 100명 정도만 받는다는 색다른 무당은 "경기 나을 땐 두 달씩 예약이 밀렸고, 지금은 한 달 정도 밀렸다. 그들 입소문으로 온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간판은 광고물 제작하는 신도가 무료로 걸어준 거고, 고양에서 관리하는 신당은 간판도 없다"고 추가로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점사비로 20만 원을 불렀다. 무당 말대로라면 3년 수익이 수억 원에 달완료한다. 그는 "의사, 변호사 안 부럽다"고 하였다.
이곳에 찾아오는 대상은 수준이 다르다고 했었다. 정재계 인사부터 방송인까지 가지가지다는 게 무당들 얘기다. 인생에 대한 걱정이 많고 말벗이 요구되는 2030 학생들과 강남 유흥시설 여성 연구원들도 주요 손님이다. 저명 인사들이 찾는다는 한 점집에선 "강남 손님들은 사회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주도 대체로 좋다"며 "점값으로 흥정하지 않는데, 부부가 점 보러 오면 군말 없이 80만 원 낸다"고 이야기 했다.